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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는 거의 읽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소설보다는 끌리지 않았거든요.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자기의 소소한 이야기 하는 게 뭐가 재미있을까 의심스러웠던 걸까요?

 

 

이 책은 제가 서점에 갔을 때 우연히 보게 된 책입니다. 호기심에 한번 펴보았는데 제가 좋아하는 김혜리 기자의 추천사가 있었습니다. 독신인 두 친구가 같이 사는 이야기를 엮은 에세이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친구랑 같이 사는 시기라는 게 아마도 20대나 또는 30대 때입니다. 그 이후로는 결혼을 하던지 아님 혼자 살게 되는 거 같습니다. 아니면 그대로 가족들과 계속 산다던지 하겠지요. 40대 즈음의 사람들이 친구랑 같이 사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한 거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왜지? 그런 의문이 처음으로 들었던 거 같습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는 김하나, 황선우 씨가 번갈아가며 써 내려간 책입니다. 김하나 씨는 작가이고 팟캐스트, 강연, 등등 여러 가지 일을 하시더군요. 힘 빼기의 기술이라는 책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유튜브에서 세바시 영상을 보았는데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황선우 씨는 패션 잡지사에서 오랜 시간 일하다가 지금은 다른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이 같이 살게 된 이유는 바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서였습니다. 같이 집을 사서 함께 사니 혼자서 살던 곳보다 넓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혼자서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불가능했지만 둘이 서는 가능했기 때문이죠.

얼마 전 보았던 다큐에서 모여 살던 여러 유형의 가족들이 생각납니다. 네 다섯 가정이 함께 집을 구매해서 큰 주택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결혼한 부부도 있고 독신인 사람도 있고, 가사를 다 같이 분담하고 아이도 시간 나는 사람이 봐주는 풍경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신기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몇 년 전에 티브이에서 시골 할머니들이 한집에 모 여사 시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들이 한집에 사시면서 덜 외로워하시고, 타지에 사는 자녀들도 어머니들이 한집에 모여 계시니 한결 안심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결혼을 해야만, 피를 나눈 가족이어야만 함께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세상엔 여러 가지 형태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보게 되면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 더 생각해보면 맞아 그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그제야 들곤 합니다. 저 또한 한국에서 태어나 보통의 한국사람으로 자라다 보니 그 틀을 깨기가 참 힘듭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냥 내가 정하면 되는 일인데, 별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김하나 씨는 정리정돈과 청소를 좋아하고, 황선우 씨는 요리를 잘한다고 합니다. 서로 잘 맞기도 하고 잘 안 맞는 면도 있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좋은 짝인 거 같습니다. 고양이 네 마리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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