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없이 살던 내가 어느 날 엄청나게 유명해졌다면 어떨까요? 특히나 요즘 같이 소통의 창구가 다양해진 세상에선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sns에 글을 써서 갑자기 유명해진다던지, 유튜브의 영상 하나로 스타가 되는 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성공이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일이지만 과연 성공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은 그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는 소설입니다.
주인공 데이비드 아미타지는 11년째 작품을 팔지 못한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부인 루시는 과거에 배우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지만 지금은 텔레마케터로 일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딸 케이틀린까지 태어나자 경제적으로 더욱 쪼들려진 살림 탓에 부부싸움이 계속되며 서로 멀어지는데, 갑자기 데이비드의 시나리오가 유명 방송국에 팔리게 됩니다. 시나리오는 <셀링 유>라는 시트콤으로 방영이 되며 히트를 치고, 무명이였던 데이비드는 갑자기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폭스 티브이의 이사 샐리를 만나게 되는 데 두 사람은 한순간에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데이비드는 아내 루시의 눈을 피해 만남을 가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루시와 이혼을 하며, 샐리와 새로운 인생을 계획합니다. 그는 유명인사인 샐리의 후광을 안고 더욱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그는 투자자 바비라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바비는 필립 플랙이라는 갑부를 소개해줍니다. 필립은 자신의 섬으로 데이비드를 초대해서 영화 제작 제안을 하게 되는데, 사실 그것은 데이비드가 무명 시절에 썼던 시나리오를 표절한 것이었습니다. 조악한 내용에 맘이 상한 데이비드가 거절을 하자 필립은 본색으로 드러내게 됩니다.
갑자기 <셀링 유>의 대사 일부가 표절이라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데이비드는 무의식 중에 일어난 일이 었다며 솔직하게 인정하며 사과하면서 일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또 다른 표절 시비가 계속해서 일어납니다. 계속된 표절 시비에 결국 데이비드는 방송국에서 잘리게 되고, 샐리 마저 화를 내며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모든 계약을 파기되어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게 된 데이비드는 사면초가에 빠져 기자를 직접 공격하기까지 합니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의 상황입니다. 글을 읽는 내 내 숨이 턱턱 막히더군요. 하나를 수습하면 또 다른 하나가 터지고, 또 다른 위기가 오고. 그 모든 상황을 헤쳐나가려고 노력하는 주인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빅픽쳐>로 한국에 알려졌습니다. 저도 그 책을 통해 알게 된 작가인데요. 이 작가의 소설은 굉장히 스피디하고 몰입도가 대단합니다. 책을 한번 열면 멈추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이 작가의 소설 주인공들은 뭔가 하나씩 문제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뭔가 잘못을 저질러서 마냥 호감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죠. 데이비드는 벼락 성공을 하게 되자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여러 가지 실수를 하고, 매력적인 여성이 다가오자 바람을 피우게 됩니다. 성공은 사람을 눈멀게 한다는 걸 합리화하듯이 행동하는 데이비드를 보며 혀를 끌끌 차면서도, 만약에 나도 저런 상황이 오면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 생각하게 되기도 하더군요. 사람이 모든 걸 가졌을 때 올바르게 행동하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나락으로 떨어져 봐야 그걸 깨닫게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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