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 2019년 시즌 7을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2013년 넷플릭스의 출범과 함께했던 간판 드라마가 7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파이퍼 커먼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여자 재소자들의 이야기에 같이 울고 웃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파이퍼는 지난 시즌 마지막에 조기 출소했다. 18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그녀는 바깥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재정 사정도 좋지 않아 남동생 집에 얹혀살고, 조기 출소하는 바람에 보고 관찰에 드는 비용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웨이트리스 일도 잘 해내지 못하며, 아버지와의 사이도 좋지 않다. 사고를 안치면 지루해하는 성격은 어디 안 간다. 그런 파이퍼를 보던 알렉스의 다른 사람도 만나보라는 제안에 만나게 된 사람에게 흔들리는 파이퍼.
알렉스는 3년의 수감기간이 남아있다. 파이퍼는 위해 빨리 출소하려고 조용히 살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헬먼에게 이용당하던 알렉스는 우연히 멕 켈로와 손을 잡게 되고 그녀와 관계까지 맺게 된다.
맥 켈로는 이번에 비중이 상당히 커진 캐릭터다. 교도관 중에 그나마 제정신인 사람으로 그녀의 과거가 드러나는데 많은 연민을 자아냈다. 파병 후 PTSD에 시달리는 퇴역 군인으로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폭동 사건으로 더욱 심해져서 분노를 자신에게 자해하는 것으로 풀고 있다. 그러던 중에 알렉스를 만나 마음을 열게 되지만 끝내 거절 당해 안쓰러운 모습을 보인다. 의외로 시즌 종료 후 제일 생각 나는 캐릭터 이 사람이다.
마리아는 시즌 내내 가장 캐릭터 성격 변화가 크지 않았을까 싶다. 열혈 엄마에서 갱단 두목에 예수쟁이였다가 현재는 자신의 과거를 조금씩 속죄하며 사려고 애쓰고 있다. 6,7 시즌 내내 오락가락하며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이 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귀엽게 보이기까지 했다.
도깃의 에피소드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 탈옥까지 성공했지만 미래를 위해 자수하고 감옥으로 돌아와서 공부도 시작하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인다. 난독증이 있음을 알게 되고 테이스티의 도움을 받아 GED시험에 통과도 하지만, 루스 첵을 실수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해 크게 좌절한다. 후련하게 퇴장하는 그녀의 뒷모습이 안쓰러웠다.
디아즈 모녀는 그야말로 막장의 길로 들어섰다. 알레이다는 13살 딸이 나이 많은 약쟁이랑 사귀는 것을 보고 분노해서 차를 때려 부순다. 또다시 감옥으로 돌아오고, 디아즈 모녀는 마약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난리를 치는데 끝까지 답이 안 나오는 모습으로 퇴장한다.
이번 시즌의 주된 화두는 이민자 문제였다. 가석방 중에 또다시 잡혀 들어온 마리차는 콜롬비아 태생인 것이 확인되어 미국에서 추방된다. 평생 미국에서 살았던 사람을 무턱대고 거기다 갖다 놓으면 어쩌자는 건지 말문이 막혔다. 카를라라는 다른 이민자 여성도 나오는데 결국에 미국 시민권자인 아이들만 남겨두고 추방당하게 된다. 마지막에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모습이 실패해서 좌절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런 일을 당했을까 마음이 좋지 않았다. 물론 법이라는 건 중요하지만 무턱대고 사람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 정당한 일인가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테이스티는 목숨을 끊기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벌이지만 끝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리고 다른 재소자들을 위한 기금을 만들고 교육하는 일을 한다.
추방당할 위기에 빠졌던 블랑카는 재심을 통해 영주권을 되찾지만, 추방당한 디아블로를 위해 고향으로 떠난다. 글로리아는 출소 후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낸다. 레드는 독방 후유증으로 조기 치매 증상을 보인다. 로나도 아이를 잃은 충격으로 이상증세를 보인다. 니키는 그들을 돌보며 지내기로 결심한다.
멕 켈로에 의해 오하 이로로 이감된 알렉스는 옛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생활한다. 알고 보니 최고 보안 시설로 끌려오지 않았던 옛 동료들이 거기 다 있던 거다ㅋㅋ. 파이퍼는 마음을 다 잡고 알렉스를 면회 다니며 생활을 꾸려나간다.
상당히 우울한 시즌이었다. 캐릭터 하나하나에 정이 많이 들어서 모두 행복해졌으면 했지만 어찌 됐든 범죄자들을 다룬 드라마이기에 그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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